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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형벌 완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 (2023-06-01 16:25)

정부가 사소한 법 위반 사항에 대해 과도하게 적용해 온 형벌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청약철회 대금 환급 의무, 공정위 정보공개 제출 의무 등에 관한 형벌 규정을 완화하는 방문판매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는데 이는 다단계판매기업의 숨통을 틔워준 결단으로 평가할 만하다.
 

최근에는 실제로 관련 법률을 적용한 사례가 없어 사문화되다시피한 조항이기는 해도 이러한 ‘형벌’이라는 말의 어감은 마치 다단계판매업계 전체가 해당 형벌의 대상인 것처럼 여겨져 여간 불편한 마음이 아니었다. 이러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준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의 노고와 정부 당국자에게도 치하의 마음을 전한다.
 

사실 다단계판매업계에 적용되는 법률들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헌법이 보장한 경제활동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조항들이 적지 않다. 시시콜콜 기업 고유의 정책에 관한 사안까지 개입하면서 업계를 위축되게 만들고, 언론들까지 별생각 없이 다단계판매업과 다단계판매원을 폄하하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청약철회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점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꼬박꼬박 수당을 받아 챙긴 판매원이 3개월이 되는 시점에 반품을 하더라도 3영업일 이내에 환불을 해줘야 한다는 규정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일부 업체는 반품으로 들어온 제품은 재판매조차 하지 않고 폐기하도록 하는 사규를 적용하는 바람에 엄청난 손실을 입기도 했다. 

 

또 하나 반드시 철폐해야 할 조항은 160만 원 이상의 제품을 취급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다. 휴대전화 한 대가 200만 원을 호가하는 시대에 160만 원 규정은 문자 그대로 시대착오적이다. 가격 상한선을 정해놓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업의 권리를 상당 부분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상한 금액이야말로 시대와 동떨어진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다단계판매업계에는 기업의 잘못으로 인해 빚어지는 불상사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공제조합을 통한 피해보상 사례도 미미한 데다, 과거와 같은 부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됐다. 다만 공제조합이나 금융기관을 통한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영업을 자행하는 미등록 업체들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대처가 미흡해 오히려 합법적인 업체가 피해를 보는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을 체결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가혹하게 가해지는 각종 행정조치 등도 전향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20년 넘도록 불법업체는 그대로 두고 합법업체만 압박하는 편의주의적인 행정이 지금과 같은 미등록 불법다단계업체들이 난립하게 되는 원인인 것이다. 
 

심지어는 후원방문판매라는 모호한 이름을 붙인 업체들은 합법을 가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들 후원방문판매업체들이 서울시 전문 공무원의 눈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것이 불법을 자행하려는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정부 차원에서 서울의 전문 인력을 지방에 파견하는 방식으로라도 이들의 범행 의도를 미연에 꺾지 않는다면 또 한 번 대한민국을 뒤흔들 거대한 스캔들로 비화할 수 있다. 다단계판매를 건전하게 육성하는 최상의 방안은 불법다단계를 척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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