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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매원의 선택, 냉정해졌다

  • (2023-06-22 17:23)

대한민국 다단계판매원들의 업체 선택이 냉정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위 ‘오픈발’이라는 것이 사라진 것도 그렇지만 해외의 기업 또는 초기의 기업이라고 줄부터 서고 보는 관행에서 탈피해 해당 기업의 자본력과 제품, 창립자 및 경영자의 경력과 인성까지 고려하는 등 바람직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7개 업체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까지도 우려했던 과당경쟁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 자체를 오히려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사업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긍정적인 현상이다. 
 

‘오픈발’이라고 불리는 최초의 퍼포먼스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사례가 많았다. 오픈발을 이야기할 때 첫 손에 꼽히는 ‘네리움’은 지난 2015년 영업을 시작한 초기에 무려 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실적은 전 세계 다단계판매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그 이후로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한 끝에 네리움이라는 이름 자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10년에는 ‘모나비’라는 회사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영업을 시작한 첫 달 7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모나비 역시 무모한 사업 확장과 수당 과지급, 중국 시장에서의 참패가 이어지며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2019년에는 GPS가 첫 주에 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의 공습으로 역시 문을 닫았다.
 

물론 출발이 좋으면 자금 운용이나 정책 수립 등에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식 밖의 매출이 뜬다는 것은 상식 밖으로 회사가 운영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초기 매출에 고무된 미국 사업자들이 글로벌 사업에 대한 청사진이나 한국 파트너에 대한 지원계획도 없이 몰려들어 한국지사의 정책까지 개입하려 하는 등 온갖 부작용의 온상이었다고 네리움 출신의 임직원은 기억한다. 
 

지금도 몇몇 업체들은 네리움이나 최근에 와해된 시크릿다이렉트의 전성기를 염두에 두고 한국지사를 설립한 듯한 인상을 준다. 기업이라면 당연히 매출 신장을 정책의 가장 중점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을 핑계로 지사장 이하 임직원에 대해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인사권을 남용하는 등의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한국 시장의 역동성은 여전하지만 사업자들의 선택은 신중해졌다. 각종 시상에 눈이 어두워 사재기를 감행하는 사람도 많이 줄어들었고, 손에 잡히지 않는 먼 미래의 비전에 목숨을 걸지도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못마땅한 변화이지만 오랫동안 업계를 지켜봐 온 눈에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평을 종합하면 신규 업체들은 적은 매출이지만 안정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 부분이 이전에 설립된 업체에 비해 저조한 매출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포인트다.
 

사업자들이 업체를 선택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냉정하고 논리에 합당하다는 것은 사업의 기틀을 단단히 다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때 가장 고무적이며 미래에 대한 낙관을 가능하게 한다. 오픈발이라는 원색적이고 원초적인 어감에 비한다면 냉정한 선택과 안정적인 성장이라는 말은 듣기에도 몸과 마음이 함께 편안해지면서 미래에 도달할 기업의 위치를 가늠하기에도 용이하다. 호랑이의 눈빛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서두르지도 않고 지치지도 않는 황소걸음으로 나아갈 때 기업과 사업자의 성공은 더욱 탄탄하게 성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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