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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열린 MZ세대, 문제는 꺾이지 않는 마음

  • (2023-08-03 16:56)

얼마 전, 본지에서는 ‘MZ세대에 부는 할매니얼 열풍’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레트로’, ‘뉴트로’ 등 아날로그 감성이 풍기는 문화를 한껏 받아들였던 MZ세대가 이제는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할머니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새로운 먹거리로 인식하고 즐기고 있다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할매니얼 열풍의 일환으로 쑥, 흑임자, 인절미, 팥과 같은 토속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디저트가 인기를 끌면서 식품업계 역시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해 관련 제품을 속속 출시했습니다. 이 세대들의 관심은 실로 다양하고 예측불허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요즘 전통시장이 핫해지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 어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전통시장이 레트로 감성으로 되살아나 MZ세대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은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고, 젊은 세대들에겐 뉴트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는 모양새입니다. ‘전통시장’을 검색하면 이와 관련한 포스팅이 10만 개가 넘을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재래시장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인 ‘광장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활기있는 전통시장 중 하나입니다. 도심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여행자들이 방문하기에도 쉽고, 의류와 식품 등 여러 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데 뭐니뭐니해도 먹거리 시장이 유명합니다. 

중독성 있는 소스에 찍어먹는 김밥이나 그 자리에서 지글지글 구워주는 각종 전, 떡볶이와 순대 등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옷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통 한복을 구경할 수 있는 한복점과 구제 옷 상점도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주 고객층이 장년층인 경동시장 역시 새로운 옷을 입었습니다. 주로 식재료와 약재를 구하려는 60대 이상의 고객이 많은 경동시장이 MZ세대들의 명소로 떠오른 배경에는 2022년 말 문을 연 두 개의 점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LG전자와 스타벅스코리아가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시장 내부에 오픈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하 스타벅스)’과 ‘금성전파사 새로고침 센터(이하 금성전파사)’가 그것입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문을 닫고 있던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입니다. 스타벅스는 경동극장의 상영관과 영사실을 개조해 대규모의 카페를 만들었고, LG전자는 매표소와 매점이 있던 자리를 전시관과 체험관으로 바꿔 MZ세대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신당동에 있는 중앙시장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시장입니다. 중앙시장은 가수 성시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성시경이 운영하는 맛집 유튜브에서 중앙시장에 있는 식당을 찾아가 음식을 먹는 영상을 올린 후 중앙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합니다. 중앙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시장에 입점한 점포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젊은 사장들이 운영하는 술집들이 점점 많아지고, 더불어 시장의 인상도 젊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전통시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였습니다. 당장 한국에서만도 전통시장의 수는 2006년 1,610곳에서 2017년 1,450곳으로 줄었고, 가장 큰 전통시장 중 하나인 남대문시장의 점포는 2008년 1만 1,000개에서 2017년 5,493개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원인은 간단합니다. 바로 대형할인매장, 특히 기업형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증가 때문입니다. 이들은 상품의 수도 다양하고, 값도 저렴하며, 유통과정도 체계적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시장이 최근처럼 다시 핫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직접 물품을 거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통과 문화, 인간과의 상호작용,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문화’까지 함께 거래하기 때문에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위기론이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직접판매의 한계성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각종 SNS 매체를 활용하는 데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직접 사람을 만나 판매를 이어나가는 네트워크 마케팅에 유입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새로운 세대가 유입되지 않는 조직은 노후되고, 경직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MZ세대의 유입이 침체된 우리 업계에 대안이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MZ세대들은 온라인으로만 소통하고 직접대면은 어려워 할까요? 그렇다면 전통시장을 찾고, 할매입맛에 맞는 토속적인 디저트에 환호하는 MZ세대의 감성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하고,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인간과의 상호작용과 따뜻한 온정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느 시대나 같습니다. 

시스템만 탓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유연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욱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정해미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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