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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뇌를 조정하는 장내 미생물

  • (2023-09-01 10:00)
간은 세균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피부, 귀, 머리카락, 입, 내장 등 인체의 각 기관에는 특유의 환경에 맞춰서 사는 고유의 미생물들이 있는데, 장의 미생물은 주로 산소없이 사는 세균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단세포 조직을 종합한 유전체를 지칭하는 것이 ‘마이크로바이옴’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개개인의 환경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우리 몸의 외부도 온통 미생물이 감싸고 있지만, 우리 몸에 있는 미생물 세포는 대부분이 장 안에서 산다. 인간 게놈이 유전자 약 2만 3,000개로 구성된 데 비해 마이크로바이옴에는 그보다 100배 가까이 복잡한 유전 물질이 담겨 있다. 그 안에는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고 음식에서 에너지를 추출하고 중요한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 수행 능력을 지니고 있다. 

뇌와 장은 아주 긴밀한 관계에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혈류로 방출하는 미주신경을 통해 뇌와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우리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 몸의 소화 여정은 입에서 시작하여 식도, 위를 지나 소장, 대장에 이른다. 영양소 흡수가 활발히 진행되는 소장에도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위와 소장의 내용물 1g에는 대략 1,000개에서 1억 개의 세균이 있다. 만약 소장 내에 세균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장이 팽창하거나 복통이 생기고, 심할 경우 영양소 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까지 내려가면 세균들에게 가장 적합한 환경이 되어 미생물 분포가 1g당 100억 개까지 급증한다. 
▷ 한의학, 보건학박사 김동하

장 마이크로바이옴은 “식탁을 함께하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공생의 세균이라는 뜻의 ‘공생균’으로 구성된다. 이 미생물이 좋아하는 먹이는 바로 ‘섬유질’이다. 그중에서도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의 생장을 돕는 난소화성 성분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영양원이 되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프리바이오틱이다. 이 섬유질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저항성 전분’이라고 하는 소화 불가능한 전분이 포함된다. 섬유질을 섭취함으로써 세균의 대사 작용을 통해 섬유질이 ‘짧은사슬지방산’ 물질로 바뀌게 된다. 짧은사슬지방산 중에서 낙산염은 뇌의 신경 가소성을 직접적으로 높이고 퇴행성 신경 질환의 진전을 늦추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수치를 높인다. 이외에 낙산염은 염증을 줄이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 

요즘에는 면역 체계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이 많다. 글루텐과 관련한 반응은 면역 체계에 혼란이 생겼을 때 자가면역 반응을 나타나게 한다. 글루텐의 주요 단백질 중 하나인 글라이딘은 면역 세포의 미생물과 아주 비슷하게 생겨서 글라이딘이 장에 나타나면 면역 체계는 항체를 보내서 항원을 수색하게 된다. 글루텐이 모든 사람의 면역 체계에 반란을 일으킨다고 말할 수 없지만, 최근의 한 연구는 자가면역 갑상샘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셀리악병이 발병할 확률이 건강한 통제 집단보다 2~5배까지 높았다고 밝혔다. 건강하지 못한 장이 다양한 병의 매개체가 됨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증상들 모두가 뇌가 공격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징후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글루텐 섭취를 제한하는 글루텐-프리로 이런 면역 체계 교란을 방지하거나 중지할 수 없기 때문에 섬유질을 반드시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섬유질은 면역계의 혼란으로부터 직접 보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한 능력이 망가지면 면역 체계는 결국,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이르게 된다. 

현대인들의 잘못된 식생활습관이 장벽의 투과성을 높이면서 장의 내용물이 장 내벽 깊숙이 침투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은 자가면역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분자구조의 유사성’을 촉발하게 된다. 장벽의 투과성을 과도하게 높이는 것이, 밀, 호밀, 보리 등 여러 가지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글루텐이다. 대부분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지만, 글루텐은 펩타이드라고 불리는 큰 덩어리로 쪼개지고, 이런 덩어리들은 침입자인 세균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내재 면역계의 반응을 촉발하여 장의 투과성을 더 높이게 된다. 장수의 문제를 논할 때 건강수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생존 기간이 아니라 신체적인 불편함이 적고, 인지 기능이 원활하고, 기분이 좋고, 만성 질환이 없는 건강수명이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한의학, 보건학박사 김동하>
- 신바이오생명과학연구소 연구소장
- 국제통합의학인증협회장, KBS 건강상식바로잡기출연
- 저서: 500세프로젝트, 장수유전자스위치를켜라, 향기파동치유요법 아로마테라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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