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인도 직접판매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약 두 달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나라의 직접판매에 대해 알아보고 또 알아보고 있다. 지난 8~9월에는 시장 분석을 주제로, 그리고 지난 4주 동안은 각국의 법령을 주제로 작성하며 일부 국가의 트렌드까지 살펴봤다.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없는 먼 국가들부터 가깝지만 정보가 정리되지 않은 국가까지 알아봤다.

사실 해외정보를 찾아보는 시간만 며칠이 소요되고 영어로 되어 있는 자료들을 번역하기만 또 몇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세계직접판매연맹(WFDSA)이 지난해 매출 동향을 알맞게 발표하는 바람에 비교적(?) 수월하게 기사를 작성했다. 물론 길었던 이 시간이 헛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부 관계자들은 해외 시장에 대해 관심이 많아 질문이 오기도 했고, 작성하면서 찾은 정보도 결국 내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목요일 오후를 통해 기사에는 작성하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 보며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 

가장 먼저 작성했던 인도 시장에서는 정신이 없었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 우리나라에 콩글리시(Konglish)가 있듯 인도만의 영어가 난무해 번역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그것 이외에는 문제가 없었다. 정보도 많았고, 인도 정부가 직접판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변화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카스트 제도다. 인도에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등 계급이 나눠져 있는데 이것은 다단계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만약 최하층 계급인 수드라가 리더 사업자라면 상위 계급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은 점은 이 제도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

정보의 양은 중동과 중남미 시장이 너무 미약했다. 각국의 법령정보시스템까지 들어가 찾아봐야 했으니 말이다. 최근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투를 치르고 있어 중동 시장은 잠깐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국은 통제하지 않고 책임을 묻는 법으로 다단계판매를 다스리고 있는데, 이 방법은 정말 좋아 보이지만 사실 미국이라 가능한 것 같다. 미국의 공권력 수준이라면 통제 안하는 것이 통제로 느껴질 수도 있다. 

조금 진지하게 들여다봐야하는 시장으로는 말레이시아와 인도 두 국가를 꼽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최대 시장이기도 하면서 전 세계에선 6위다. 또 말레이시아 국민 대다수는 직접 눈으로 보고 소비하는 것을 즐겨 다단계판매방식의 문화와 적합하다. 

인도는 카스트제만 해결되면 최고의 조건을 갖춘 시장이라 봐도 무방하다. 올해 인구수 약 14억 명으로 1위를, 또 도심 이외 지역은 아직 직접 보고 사는 것을 좋아하는 문화가 많아 다단계판매방식의 성지라고 볼 수 있다. 다단계판매 관련 법도 개정을 앞두고 있어 좋은 문화로 정착한다면 아시아 시장의 신흥 강국으로 도래할 수 있다. 물론, 제품력이 따라줘야 가능하다.

언급되지 않은 국가들이 안 좋은 시장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 “다단계판매업으로 좋은 국가는 어디인가요?”라고 물어본다면 말레이시아와 인도 두 국가를 말하고 싶다. 통계적으로도 눈에 띄고, 문화와 몇몇 특징들이 다단계판매와 잘 맞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외 진출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직접판매협회에 문의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는 직접판매협회가 설립되어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취재를 위해 현지 협회에 연락하기도 했다.

사실 국내 다단계판매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 해외 진출이 고려 대상은 아니다. 해외 진출이라는 것도 국내에서 충분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가능한 것이라 쉬운 도전도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정보들이지만,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다. 이런 저런 시장도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기획했으니 편하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