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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된 정책 변화해야”

수십 년째 비슷한 제품 팔면서 산업 역동성 떨어져

  • (2024-01-11 17:06)
▷ 일러스트: 노현호
 

다단계판매시장의 정체된 분위기가 깨지고 다시금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단계판매업계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3조 원을 돌파한 이후 2년 만인 2014년 4조 원을 넘어섰고, 곧이어 2015년 5조 원대에 진입하는 등 1~2년 새 조(兆) 단위로 상승하며 전통적인 유통산업의 저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다단계판매산업은 낡고 촘촘한 규제 탓에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5조 원대에서 공회전 중이다. 


공산주의 국가 수준의 방문판매법
현장에서는 시대에 뒤처진 불합리한 규제가 다단계판매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로 인해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승자없이 모두가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를 규율하는 방문판매법은 지난 2012년 전부개정 이후 12차례의 일부개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2012년 전부개정 당시 주된 내용은 후원방문판매업종 신설에 관한 것이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듯이 사회, 경제,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급진적인 변화가 이뤄졌으나, 다단계판매에 관한 처우개선은 약 30년 동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인근의 일본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와 달리 한국은 다단계판매 영업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어 올해만큼은 법 조항 하나쯤은 개정되기를 업계 관계자들은 바라고 있다. 

한 업체의 임원은 “과거와 비교해보면 다단계판매시장이 상당한 질적·양적 성장을 했는데도 업계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방문판매법의 규제는 중국, 베트남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 수준이고, 시대에 뒤처진 규제가 개선돼야 다단계판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형 아이템, 과도한 규제에 좌절
여행상품을 취급한 어반플레이스, 농축수산물·간편식 등을 판매한 노블제이, 청소 서비스를 제공한 디앤엘 등이 참신한 아이템을 들고 한때 다단계판매시장에 뛰어들기도 했으나, 방문판매법의 규제에 가로막혀 1~2년 만에 라이선스를 반납하면서 업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법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 보니 창업을 하더라도 대부분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을 파는 수밖에 없어서 다단계판매업계는 가장 치열한 레드오션이 되고 있고, 수십 년째 유사한 상품이 판매되면서 산업 전반의 역동성도 떨어지고 있다.

기업과 판매원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후원수당 지급 관련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계 기업의 한 관계자는 “20년 전에 백만장자라고 하면 엄청난 부를 축적한 느낌이었지만, 지금의 백만장자는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못 사는 돈,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도 후원수당 지급률은 3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과거의 다단계판매는 꿈과 희망을 주는 사업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열심히 하는 사업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는 법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이 하나둘 이뤄진다면 외부의 새로운 인재들을 유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다단계판매를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나 젊은 사업자 등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업계에 활력이 돌았으면 한다”며 “약 30년 전 정립된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어야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산업의 체질이 개선된다면 수많은 외부 인재가 유입됨으로써 다단계판매산업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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