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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건강기능식품 ‘안전성 비상’

e커머스를 통한 거래 증가에 관리 구멍 숭숭

  • (2024-02-16 08:01)

e커머스를 통한 해외직구 제품과 중고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건강기능식품 안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1일 식약처는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하는 해외직구 건강기능식품 중 위해 성분 함유가 의심되는 제품 100개를 대상으로 2023년 9월 18일부터 2024년 1월 8일까지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21개 제품에서 국내 반입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확인돼 국내 반입을 차단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사결과 ▲체중감량 효과 표방제품(12개) ▲진통 효과 표방제품(6개) ▲수면 개선 효과 표방제품(2개) ▲항우울 효과 표방제품(1개)에서 국내 반입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확인됐으며, 이 중 11개 제품은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매년 식약처와 관세청은 해외직구로 반입되는 불법 건강기능식품을 단속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한 수법도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겉포장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표기해 놓고 내용물은 발기부전치료제, 스테로이드제, 국내 반입차단 원료·성분 등이 포함된 제품을 넣는 ‘통갈이’, ‘라벨 갈이’ 등의 수법이다. 

이처럼 불법 해외직구 건강기능식품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초저가 제품을 내세우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 e커머스가 새로운 골칫덩이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내 e커머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는 초저가 무료배송 판매 정책을 내세우며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 안전성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사업자가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경우, KC 인증을 받아야 한다. KC 인증은 수입 제품이 우리나라 안전기준과 규정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인증제도이다. 하지만 해외사업자에게는 일부 유아용품, 식품, 전기용품 등을 제외하면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결국,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원료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도 중국 e커머스를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식약처는 “해외직구로 식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해외직구식품 올바로’ 홈페이지에서 국내 반입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해외직구 위해 식품에 등록된 제품은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지만, 이를 일일이 확인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인 간 재판매도 안전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e커머스에서 구매한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 등이 나타나도 책임소재를 따지기 힘들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제대로 보관하지 않거나 중복된 기능성 원료 복용 등에 의해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이상 사례 보고현황은 ▲2019년 1,132건 ▲2020년 1,196건 ▲2021년 1,344건 ▲2022년 1,117건 ▲2023년 1,434건에 달한다.

지난 1월 16일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는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개인이 소규모로 건강기능식품을 재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라고 식약처에 권고했다. 이에 식약처는 오는 4월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후 제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건강기능식품 개인 간 재판매를 시도했을 때 식약처, 건강기능식품협회, 약사회 등 관련 기관과 단체는 모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유는 바로 ‘안전’ 때문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중고거래를 허용하지 않아도 건강기능식품은 이미 백화점, 편의점 등 판매 채널이 다양하다”며 “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e커머스에서 건강기능식품이 무분별하게 판매된다면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던 국민건강 안전은 담보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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