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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업계 현황 살펴서 창업해야

  • (2024-02-16 08:10)

다단계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채 3년도 지속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사유는 대부분이 경영미숙과 오너 및 전문 경영인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해 없이 한탕을 노리고 ‘질러’ 보는 식의 창업으로 인한 것이었다. 정확한 마스터플랜 없이 ‘어떻게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창업했다가 자금난에 봉착하거나 판매원과의 갈등 등을 원활하게 풀어내지 못해 문을 닫은 것이다. 

업계의 종사자들은 다단계판매를 가리켜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종합이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인간사의 모든 갈등과 번뇌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이의 조율과 협상, 봉합 등등이 촌각을 다투어 벌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쯤 다단계판매의 도입기 또는 태동기에는 정확한 이해와 설계 없이도 무슨 제품이든 팔리던 시기였고, 참가자들 또한 지금과는 달리 화이트 칼라 계층이 판매원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때였다. 88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 국민 전반에 활력과 자신감이 넘쳤으며 각각의 개인들도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구가하기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돌이라도 팔 수 있다는 식의 조직력이 필요 이상으로 강조됐고,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군사문화의 잔재로 스폰서와 파트너 간에, 회사와 회원 간에 상명하복의 질서 아닌 질서가 작동할 때였다. 한마디로 초호황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과 비교해서 정반대의 상황에 봉착해 있다. 우선 3년에 걸쳐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국민 전반의 경제 상황이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2017년부터 지속돼 온 각종 가상자산을 매개로 한 사기 범죄가 테헤란로는 물론이고 전국을 휩쓰는 바람에 다단계판매업체에 종사해온 인구 대부분이 차상위 계층으로 몰락하고 있다는 것도 과거에 비해 이 시장 상황을 엄혹하게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빈약한 자본력과 그저 그런 제품, 고만고만한 회원들을 데리고 의지도 없는 경영자가 지금과 같은 험난한 상황을 헤쳐나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더구나 이러한 시장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무모하게 도전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파국을 예비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또 한 가지는 창업자나 전문 경영인이 자신이 해야 마땅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외도를 하거나, 회사의 조직과 자산을 이용해 개인의 탐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다. 창업자의 도덕적 해이도 함께 일하는 회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린다는 점에서 개탄할 일이지만 특히 해외 기업의 지사장 역할을 맡은 사람들의 비도덕적 행위는 해당 기업의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안기고, 회원들의 사업 기회를 망쳐 버린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결론적으로 다단계판매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성공할 때까지 견디고 덤비려는 의지로 충만해야 하고, 사소한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아야 하며, 자신의 성공은 물론이고 회원들의 성공을 돕겠다는 사명감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다단계판매에 도전하려거든 먼저 이 업계의 전반적인 현황을 냉정하게 살펴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다단계판매기업의 몰락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선량한 회원들의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올바른 경영자가 올바른 기업을 일굴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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