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팔도 도시락이 불러일으킨 한국 식품 열풍

글로벌 식품시장 분석 <㉜러시아 K-푸드 시장>

  • (2024-03-07 18:41)



국내에서 최근 ‘점보 도시락’의 출시로 젊은층 사이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팔도 도시락은 ‘추억의 도시락’이라는 슬로건으로 1986년부터 꾸준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팔도 도시락은 이처럼 한국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러시아 내에서는 국민 컵라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팔도는 1991년에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며, 코로나19의 전염병 확산 이슈로 전반적인 경제가 휘청했음에도 불구하고 5년간 꾸준히 수출액이 지속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점진적으로 수출량이 성장 중이며, 지난해 팔도의 러시아 법인 매출은 4,9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00억 원(약 65%)이나 오른 수치를 보였다. 팔도의 러시아 전체 매출 90% 이상은 라면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특허청에서 부여하는 저명상표는 아디다스와 샤넬, 펩시 등으로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경우에만 상표권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명상표로 등록된 상표가 200여 개에 불과할 정도로 엄격한 심사 절차를 자랑하는 러시아 특허청에서 도시락의 상표권을 인정해 2021년 4월 8일 자로 저명상표 ‘도시락(Доширак)’에 대하여 권리를 부여한 바 있다. 이는 225번째 저명상표로 한국 기업 최초의 성과이다. 러시아 특허청에서 팔도 도시락의 저명성을 공식 인정함으로써, 추후 별도의 갱신 절차 없이 반영구적으로 등록이 유지된다. 

해당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용기면 부문에서 62%를 웃도는 독보적인 수치이다. 국내에서 ‘대일밴드’라는 상표가 높은 인지도로 상처 밴드 자체를 지칭하는 것처럼, 러시아 내에서는 ‘도시락(Доширак)’이 컵라면을 의미할 정도이다. 도시락은 러시아 라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62% 가량을 차지하는 1위 제품으로, 10년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다수의 러시아 내 해외기업들은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철수하는 동태를 보였으나, 팔도 도시락의 경우 오히려 상승세를 맞이했다. 전시 상황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쉽게 내용물이 변질되지 않는 도시락 컵라면의 특성이 전시 비상식량으로써 적합하다고 판단된 것이다. 

또한, 도시락의 생산은 러시아 현지에 설립된 공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현재 상황에도 판매량이 우세할 수 있었다.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함으로써 원재료 수입 가격 인상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려움 없이 물품 조달이 가능하다. 또 다른 K-푸드 상품들이 성공적으로 러시아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팔도 도시락이 러시아 시장에서 이러한 고지를 점하기까지 어떠한 전략을 이용하였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입맛과 편리성, 가격을 잡은 현지화 전략
현지화 전략이란 국제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의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특성에 맞춘 특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팔도 도시락의 경우 해당 마케팅 전략을 이용하여 성공을 거둔 대표 사례이다. 국내 도시락과 가장 유사한 쇠고기 맛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기존 생산되지 않던 8가지의 다양한 맛을 러시아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어 개발 및 출시하였다. 닭고기(기본/매운맛), 돼지고기, 쇠고기, 김치, 버섯, 새우, 해물(기본/매운맛) 등의 종류가 있다. 또한, 다양한 음식에 마요네즈나 스메타나(사워크림의 일종) 등의 유제품을 곁들여 먹는 러시아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비닐 포장형 마요네즈가 동봉된 ‘도시락 플러스’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한, 작은 포크를 용기 내부에 함께 포장하여, 별도의 식기 없이도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작은 아이디어는 경쟁 관계에 있는 타제품들과의 차이를 구분 짓는 지점으로 작용했다. 대개 용기형 라면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단시간에 간단하게 식사를 마쳐야 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선박이나 기차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경우에 팔도 도시락을 끼니로 챙기기에 특히 쉽다고 평가된다.

오랜 기간 넓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의 특성상, 철도는 도시와 도시를 잇는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항로가 개척된 최근에도 러시아인들은 이동 수단으로써 기차를 더욱 선호한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시스템상의 편의성과 기차 내에서 차와 함께 사람들과 소통해오던 오랜 민족적 전통성, 낭만 등을 중시한다. 이렇듯 다양한 이유로 기차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자주 이용되는데, 포크가 내장되어 있고, 간편한 용기 형태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즉시 섭취할 수 있는 도시락 제품은 편의성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또한, 국내 생산으로 비용을 절감하여 낮은 판매가를 형성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러시아 시장 내 다양한 K-푸드
팔도 도시락뿐 아니라, 현재 러시아 시장에는 다양한 한국 식품들이 진출해 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와 비비고 만두,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초코파이의 경우 오리지널 버전을 포함하여 초코칩, 체리, 딸기, 비엔나 케이크, 양귀비, 캐러맬, 라즈베리, 블루베리, 망고, 애플시나몬, 다크, 코코넛, 크랜베리 등 총 14가지 종류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체리, 딸리, 라즈베리, 크랜베리 등 다양한 과일 종류의 맛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차와 함께 베리류 간식을 주로 곁들이는 문화를 반영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상품들은 다양한 현지 소매점에서 구매 가능한데, 이는 곧 그에 상응하는 수요층이 존재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밀키스 역시 다양한 맛을 출시하여 러시아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오리지널, 멜론, 파인애플, 포도, 사과, 오렌지, 딸기, 망고, 복숭아, 바나나, 레몬으로 총 11가지 종류를 출시하여 판매 중이다. 러시아인들이 추운 기후로 다양한 과일을 맛보기 어렵다는 점을 겨냥해 이와 같은 전략을 내세운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한류 콘텐츠가 범지구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김밥, 치킨 등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한식들이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추세이다. 러시아에서도 케이팝을 비롯한 K-콘텐츠는 높은 인기를 보이며 소비되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의 현지 마트에서는 팩으로 포장된 한국식 김치를 구매할 수 있다. 이렇듯 러시아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접근성과 입지는 상당히 구축된 상태이다. 

K-콘텐츠의 발전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식당의 경우 채소·곡류 등은 현지에서 조달하고 소스류·해조류(김, 미역) 등은 한국산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현지 식재료 판매 도매업체가 있어 직접 수입을 할 필요는 없다. 특히 김 같은 경우 한식당뿐만 아니라 일식당 및 일반 마트에서도 수요가 있어 러시아 내에서 직접 김을 제조하는 업체도 있다.

한식당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빔밥과 치킨이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다. 비빔밥의 경우 고기 위주의 서양음식과 달리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 있어 러시아 내에서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치킨은 한국 드라마 등 미디어에 많이 등장해 한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의 한식당의 경우 홍보는 VK(러시아의 소셜 네트워크)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광고, 옥외광고 보다는 젊은층이 많이 접하는 소셜미디어를 타깃팅한 것이다. 대부분의 한식당의 경우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식당 방문 후 식당 ‘태그’와 함께 스토리에 먹은 음식을 올리는 것도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를 잡았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