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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 지급보증 문제 있지만…

  • (2024-03-15 09:34)

각종 불·탈법을 일삼던 리웨이가 신한은행 지급보증을 통해 한국 다단계판매업계에 공식적으로 진출하게 됨에 따라 은행의 지급보증제도의 득실을 따져보는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과 계약을 맺고 영업을 시작한 업체는 모두 5곳으로 대부분 공제조합 가입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들 업체가 우회로를 통해 다단계판매업을 시작하게 되자 업계에서는 공제조합의 과도한 규제로부터 벗어나 민주적 자유경쟁 체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제품을 몰래 들여와 가짜 상표를 붙여 판매해 온 리웨이가 정식 등록하자 기대의 목소리는 우려의 시선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리웨이는 한국 지사에 상주 직원을 두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이 업체가 한국에 들어온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이 조직의 리더 격인 손 모씨를 비롯해 상위에 포진한 모집책들은 불법적으로 다단계판매 조직을 구축하고, 밀수를 주도했으며, 상품은 유통하지 않고 금전거래를 통한 금융피라미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나 제주도 등에서는 이렇다 할 제재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다단계판매를 관리 감독한다는 정부 부처의 업무 역량에까지 의심의 눈길이 쏠리는 형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리웨이라는 업체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도 해당 국가의 실정법을 위반하는 등 준법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다는 데 있다. 과거 리웨이 조직에서 활동했던 회원들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후생성 등 정부로부터 영업정지를 비롯해 수 차례의 제재를 받았으며, 대만에서는 불법행위로 인정돼 수십억 원의 벌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조직원들이 여전히 리웨이라는 회사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리웨이 본사에서 벌금을 대신 내면서 걱정하지 말고 사업에 매진하라고 독려한다는 게 회원들의 이야기다. 

과거 폭력 조직의 행동 대원들은 옥바라지를 해주고 남은 가족들을 돌봐 주겠다는 두목의 말에 속아 대신 감옥행을 자처하고는 했다. 리웨이라는 조직의 행태와 아주 흡사한 지점이다. 본사에서 벌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말에 감읍하면서 자신의 이력에 영원히 남을 전과자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리웨이 회원들이다. 

리웨이 문제가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자 일부 은행권 업체들은 공제조합 가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그동안 부당한 것이라고 성토해 온 공제조합의 각종 규제들에 당위성을 부여해 주는 결과가 되고 만다. 

냉정한 눈으로 보자면 리웨이가 밀수를 자행하고 금융피라미드 방식으로 영업을 하게 된 데에는 한국의 과도한 규제와 리웨이라는 회사의 허술한 준법의식이 맞물려 빚어진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국내에 수많은 불법업체들이 난립하는 것도 건전한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규제가 빌미가 된 것이다. 기원전 280년 경에 태어난 한비자는 ‘백성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게 되면 법을 경시하게 된다’고 갈파한 바 있다. 법과 규칙이 가볍게 여겨지는 세태의 책임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두루 살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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