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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브이글로벌 막아야

  • 기사 입력 : 2023-01-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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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수신했던 브이글로벌 관련자에 대한 재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워너비그룹이라는 회사가 유사한 길을 가고 있다. 정확한 내용은 금융감독원이나 검경의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는 것이지만 특정한 금액을 투자하면 특정한 수익을 평생 돌려준다는 공식이 유사수신행위 업체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또 공포스럽기도 하다. 더구나 이 업체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목회자인데다 투자자 중 많은 사람들이 장로나 권사 등등 개신교의 중요 직분자라는 사실은 돈 앞에서는 법도 도덕도 심지어는 종교조차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도 하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초대형 금융사고가 근래에 들어서는 그 빈도가 더욱 잦아지는 경향을 띤다
. 창궐하는 그들 조직에 비해 수사하고 조사하고 처벌해야 할 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범죄의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으면 일은 일대로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공무원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또한 유사수신 업체들이 난립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생리를 잘 아는 지능적인 범죄자들은 언론이나 사법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회사의 규모나 수신 금액을 키우지 않고 중소 규모로 유지하면서 자주 법인을 바꾸는 방식을 택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사실 중소 규모의 유사수신 업체들에 대해 관심을 덜 기울이는 것은 공무원 집단뿐만이 아니라 언론을 포함한 사회적 감시 기구들의 공통적인 딜레마이기도 하다
. 소소한 사건 사고와 고만고만한 범죄들을 자주 거론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내성이 생겨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기보다는 그저 일상의 다반사처럼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불법피라미드추방운동본부나 서민고통신문고 등등 시민단체 역할을 하는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 그러나 그 단체들이 사라진 이후 백두산이라는 네이버 카페가 고군분투하다시피 불법다단계나 금융피라미드 등에 대해 제보를 받고 관련 범죄를 척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지만 난립하는 업체들을 전적으로 제어하기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사업자의 가장 큰 적은 기업이나 기관 단체가 아니라 바로 판매원을 유인해 범죄의 구렁텅이로 데려가는 각종 유사수신 업체다
.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사업자협의회라는 단체를 설립하고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판매원 사이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활성화해서 적어도 불법다단계나 금융피라미드 조직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고발해야 시장을 지키고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가 없다.

모든 불법행위가 그렇지만 특히 유사수신범죄는 한 개인이 겪는 단발성 사건에 그치지 않고 가족과 친인척
, 그와 얽힌 많은 인맥이 동시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데에서 파괴적이다. 실제로 합법적인 업체에서 활동하다가 잘못된 유혹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나락에 빠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브이글로벌의 사례에 보듯이 한때는 다단계판매업계의 대표적인 리더였던 사람까지도 연루되면서 그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는 한편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러한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비록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인사 고과에도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적발하고, 수사해서 처벌하는 과정이 시스템으로 견고하게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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